은실 편지지/여인편지지글
낯선 해후邂逅 / 청원 이명희
홍은실
2024. 9. 27. 08:11
낯선 해후邂逅 - 청원 이명희
움푹 파인 웅덩이에 순례길 젖은 발목
애매모호 빗나가는 경로 이탈 경고음
멀수록 가까워지는 키를 높인 그 안쪽
미묘하게 평온한 침묵이 고인 시간
진득한 몸짓 키운 무릎을 펴고 앉아
저 홀로 허리띠 감는 어깨춤 짙푸르다
끈적끈적 달라붙어 묻어 나온 초록의 뜰
닿지 못해 아팠던 그 옛날의 꽃자리
무심코 건져 올리는 청아함이 낯설다.
- 2024.시조미학 가을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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