노을 언덕에 핀사랑
청계 정헌영
밤이나 낮이나 당신 생각
길을 걷다가도 당신 생각
당신과 어떤 인연이었기에
평생 그 끈을 놓지 못하나요
미쁘신 당신은
이미 하늘나라에 머무는 것을
지난 반세기 넘게 함께 살며
아등바등 역겨운 삶에 얽매여
가슴 한번 활짝 펴보지도 못하고
백합처럼 곱고 예쁜 당신을
단 한 번 많이라도 도닥여 주지 못한
바보 같은 사내
당신 떠난 지금
깊은 후회와 반성으로
인생을 다시 써 내려갑니다
짝 잃은 기러기 되어 남은 여정
노을이 지는 그날까지
당신의 혼이라도 불러 함께하며
당신 곁으로 노 저어가렵니다
사랑하는 당신이여
그때까지 안녕히…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