은실 편지지/겨울편지지글

소박한 행복 / 월정 강대실

홍은실 2023. 12. 1. 09:53


소박한 행복 / 월정 강대실 귀가 순해지고서야 어렵사리 아귀지옥에서 발 빼고 훌쩍 키를 높인 청대 구름 비질하는 무욕의 하늘 아래 짐 부렸지요 詩 향에 生을 대끼며, 틈틈이 햇귀 앞서 밭에 나아가 흙내 마시며 풀과 가뭄, 벌레 새 짐승과 씨름하여 건강 먹을거리 가꾸지요 자라고 열리고 밑이 든 대로 거두어 자랑스레 형제 자식들 정분 깊은 이웃이랑 나누지요 윗목 한구석 콩이며 참깨 자루 오막조막 널린 잡곡 보퉁이 바라보면 추수한 벼 가마니 쟁여진 아버지 가을 토방같이 부자 아니어도 두두룩한 마음 주머니 소박한 행복에 겨워 살지요

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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