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을 걸으며
청계 정헌영
꽁꽁 언 냇가
빙판 아래 물고기
얼마나 춥고 배곯을까?
차가운 손 호호 불며
길모퉁이 좌판 할머니
한파에 손님마저 뜸한데
얼마나 삶에 좌절감을 느낄까
뒷동산 산토끼
쌓인 눈 해치며 먹이 사냥에
힘든 겨울이 얼마나 지겨울까
이른 새벽 뿌연 안경에
목 잠바 뒤집어쓰고 걷는 저 청년
얼마나 삶에 지쳐있을까
그러나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오늘
삶의 뒤편에 쌓인
지독한 고독 고통을 극복
더 낳은 내일을 위하여 오늘도 걷고 또 걷는다
내일은 또다시
결 고운 바람이 불어올 테니