젊은 날의 초상
설은 김정원
어느 날 문뜩
머릿속을 어지럽게 헝큰
지난날의 나의 꿈들이
오랜 세월 켜켜이 쌓아놓은
추억 속에 그리움을 찾아
빛바래진 낡은 일기장을 펼친다
유수와 같이
빠르게 흘러가버린
시간 속에서 고달픈 흔적만을
가슴에 안은 채 달려온
내 모습이 너무나 안타까워
긴 밤을 눈물로 지새운다
굳이 애쓰지 않아도
아침이 오면 타오르는 해살에
사라지고 없어질 하얀 이슬처럼
내 젊은 날의 초상은
한순간 먼지되어 날아가는
허망한 꿈이었을까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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