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을 은행나무 /청원 이명희 이 세상 끝까지 붙잡고 있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을 알고 있는 듯 바람 한 줄기 나뭇가지 흔들고 지나가니 우수수 잎 새들을 떨구고 있습니다 살갗을 찌르며 뿜어내는 가시 같은 향기 안개처럼 피어오를 때마다 감당 못할 사랑의 말 울음 끝에 묻어 두고 웃자란 마음 꺾어 강물에 흐르라고 한없이 흔들리며 잎 새들을 떨구고 있습니다 허공을 품었던 황량한 슬픔 내려놓고 이제는 별이 되는 꿈을 꾸라며 태양은 붉어진 가슴 산자락에 숨기는데 은행나무 하염없이 서산마루만 응시한 채 울먹울먹 잎 새들을 떨구고 있습니다.
♥‥ 은실 편지지소스 ‥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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