지나가고 떠나가고
목화/최영애
지나간다. 바람이 지나가고
사람들이 지나가고
하루가 지나간다.
봄, 여름, 가을 겨울도 지나가고
또 한 해가 지나간다.
꿈 많던 시절이 지나가고
안 돌아올 것들이 줄줄이 지나가고
물같이, 세월이 쏜살처럼, 떼 지어
지나간다.
떠나간다.
나뭇잎들이 나무를 하나씩
떠나가고 물고기들이 물을 떠난다.
강물도 사람을 떠나고
강물이 강을 떠난간다.
너도 기어이 나를 떠나고
못 돌아올 것들이 영영 떠나간다.
허공 깊숙이, 아득히, 모두 떠나간다.
비우고 지우고 내려놓고
나의 이 낮은 감사의 기도는
마침내 환한 웃음으로 .
적막 속에 따뜻한 불꽃으로
나의 마음이 타오른다.
2022.05.30 ch y a
♥‥ 은실 편지지소스 ‥♥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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